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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의 나라’ 베트남

IT Knowledge Share 2021. 8. 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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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타운하우스 주택 유형은 환경이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주거 필지 형태에 따라 Row House 혹은 Parcel House(Nhàlô), 건축방식에 따라 Self-built House(Nhà dântựxây), 공간구성에 따라 특히 전통지구에서는 Tube House(Nhà ống), 가로에 직접 면해있어 Street House(Nhà phố), 1층 용도에 따라 Shop House(Nhà phố thương mại) 등 다채롭다. 타운하우스의 이런 다양한 호칭에는 베트남의 시대적·사회적·환경적 변화가 담겨있다.

 

타운하우스는 17세기 하노이 36번가와 호치민의Cho lon 지역에서 등장한 전통주거 원형에서 발전했다. 전통 양식은 현대 타운하우스보다 낮고 앞뒤 주거동으로 둘러싸인 중정 공간을 보유한 전통가옥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그 건축양식이 지역에 따라 조금씩 진화하다 1986년 베트남의 도이모이(Doi Moi) 경제개혁 이후 하노이와 호치민 중심으로 큰 변화를 가져온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시골 인구가 도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가용주택이 매우 부족해졌다.

 

1989년 이후 도시인구는 20년 동안 1250만명에서 2500만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고 2040년에는 도시인구가 약 50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에 비해 도시의 주택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해 여기저기 슬럼이 난립하기 시작했다. 도시화 및 도시근교 산업단지 개발로인해 가난율은 3%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주거(Permanent housing)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30%(호치민 기준)에 불과하다. 70%가 임시주택이나 반영구주택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치솟는 주택수요를 위해서 보다 콤팩트한 필지 분할이 불가피했고 전통적 공간구성 센터인 중정은 사라졌다.

 

대신 가로에 면해서 하부 상업와 상부 주거기능 복합이 최적화 된 오늘날의 직사각형 박스형의 타운하우스가 도시 구석구석 들어선다. 이런 도시발전과 함께 진화한 타운하우스가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타운하우스 공간의 탄력적 사용에 베트남은 열광한다. 아파트 및 빌라와는 달리 타운하우스 소유주는 모든 층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매력이다. 특히 가로에 면한 1층은 식당, 커피숍, 리테일 등 다양한 개인 비지니스 공간으로 집주인이 직접 활용하거나 상업적 임대를 준다. 수요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오토바이 이동 문화인 베트남에서 흥미롭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버스 및 지하철 중심의 한국의 대중교통 문화에선 역세권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하지만 door-to-door 통행 이동에 최적화된 오토바이 문화에서는 가로 전구간이 상권이라고 보면 된다. 오토바이를 보도 위에 빽빽이 세워놓고 커피를 마시고 쌀국수를 먹는 경관은 베트남에서 매우 흔한 일상이다.

 

이에 따라 가로변 타운하우스의 1층공간의 상업적 이용 수요는 끊이지 않는다. 지방도시로 가면 1층 용도가 보다 다양하다. 비지니스뿐 아니라 일반 거실로 이용되거나 심지어 자동차 및 오토바이 주차장인 경우도 허다하다. 게다가 타운하우스의 1층 상부층은 대개 주택 소유주가 주거공간으로 사용하거나 주거용/업무용으로 임대를 주는 경우가 흔하다. 층마다 임차인이 다른 경우도 발견된다. 1층은 상업용, 2층은 업무용, 3층은 주거용 등 다양한 구성을 가능케 하는 것은 내부 벽구조의 탄력적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로세로 각각 4m, 20m의 길쭉한 필지 위에 공간이 구성되고 내부 공간을 구성하는 벽은 구조 기능이 없어 원하는 공간 수요에 맞게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것이다. 아파트와는 달리 타운하우스에서만 가질수 있는 유연한 용도 변경에 베트남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둘째는 대도시 중심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임대수요에 대응하는 적정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대도시 주거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임대용 사회주택아파트 공급을 권장하고 있으나 사업성이 없어 민간시장에서의 공급은 미비한 실정이다. 그 수요를 대부분 허름한 타운하우스가 채우고 있다. 베트남 전체의 15%(약 330만 세대)가 임대 거주민이고 대도시 호치민으로 가면 26%로 증가한다. 또한 호치민과 하노이로 가는 이주민 비율로 보면 전체의 64%로 더 올라간다. 갈수록 증가하는 대도시이주 비율을 감안하면 아파트나 빌라에 비해 보다 다양한 공간구성이 가능하고 수직적 분리를 통해 다양한 임대수요를 채울 수 있다.

 

셋째는 타운하우스로 인한 토지 확보의 안정성이 큰 매력이다. 일반 공산품은 쓰면 쓸수록 감가상각이 발생하는 반면 주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일반적으로 상승한다. 분명 주택의 구조, 마감이 노후화되어 가치가 떨어져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다. 주택이 세워진 토지의 영구적 가치 때문이다. 토지는 역세권, 상권, 인프라 등 주변 개발 여부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하는 매우 탄력적 자산이다. 아파트와는 달리 타운하우스를 구매한다는 것은 베트남에서 ‘토지+주택’이라는 패키지 상품 구매로 인식된다.

 

토지에 대한 애착은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겐 유별나다. 사회주의 국가로 토지 소유는 공식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영구임대라는 명목으로 우회적으로 소유권을 인정하는 터라 더 그런지 모른다. 안정적인 토지 소유에 대한 갈망이 타운하우스 보유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도시를 벗어난 호치민 근교 중소도시에 아파트를 개발해보면 아무리 저렴해도 시행사는 미분양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 한 채당 약 5만달러 이하 사회주택용 아파트에도 사람들은 주저한다. 5만달러면 주변에 살 수 있는 토지가 여기저기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 가격이면 토지를 구매해 허름하게라도 자조주택(Self-built) 타운하우스를 짓는 선택이 더 합리적이라 판단한다.

 

베트남 내 타운하우스 중심의 주택공급 현상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전통이자 문화이며 주요 투자상품이기 때문이다. 전문적 주택건설보다는 세세한 토지 소유주들이 영세한 로컬 건설업자와 함께 스스로 허름한 타운하우스를 짓는 자조주택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도 이런 이유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94년 그 비율이 전체 주택공급량의 95%에 육박했고 경제개혁 이후 주택 및 토지시장이 형성되어 민간기업 중심의 전문적 주거개발 사례가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불과 15%에 그치고 75%는 여전히 자조주택 타운하우스를 짓고 있다. 베트남 도시인구의 지속적 증가와 주택부족 현상, 오토바이 중심의 이동 문화와 활발한 가로형 상업환경, 주택의 복합적 이용 및 임대수요 증가, 토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등이 계속 되고 있어 신규 프로젝트에서도 타운하우스 분양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베트남에 주택 사업을 구상하는 한국인 투자자들은 아파트 중심의 한국식 사고를 버리고 베트남식 개발 포토폴리오를 짜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문화적·공간적 국제협력을 구상하는 전문가들도 타운하우스의 나라 베트남을 공부하고 가야할 것이다.

 

출처: http://kor.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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